뉴질랜드 경유로 ‘탈출하기 좋은’ 태평양의 섬들
뉴질랜드 경유로 ‘탈출하기 좋은’ 태평양의 섬들
  • 박재아 기자
  • 승인 2020.02.03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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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와 기습추위가 두려운 당신, 태평양으로 탈출하라

올겨울은 지난겨울보다 더 춥게 느껴질 전망이다. 특히 1,2월에 일시적으로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게릴라 한파가 자주 찾아온다는 기상청의 보도가 있었다. 서울 추위가 시베리아를 뺨친다 하여 서베리아라는 말까지 생겼다. 미세먼지 농도도 겨울에 더 심해진다. 봄, 여름에는 황사가 기승을 부리고 꽃가루도 날리니 그렇다 치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겨울철이 다른 계절에 비해 공기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계절은 겨울이다. 겨울철 고농도 미세먼지 중 PM2.5의 비중은 최대 90%까지도 치솟는다. 지난해부터 대한민국은 이제 OECD 국가 중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국가 2위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세계 도시 대기오염 지수 순위에서 부산이 10위, 인천이 49위, 서울이 5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북반구에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남반구는 지금 따뜻한 봄과 여름이 한창이다. 또한 태평양에 자리 잡은 섬나라들에는 높은 건물이 없고 사방이 트여있으니, 대기오염이나 미세먼지나 머물 겨를도 없이 바로 환기가 되니, 겨울에는 따뜻한 남쪽나라인 호주, 뉴질랜드, 남태평양 지역이 ‘피한 여행’지로 가장 인기가 높다.

한국의 매서운 추위와 호흡기와 면역력 약한 어린이와 노인 건강에 치명적인 미세먼지를 피해 ‘달아나기 좋은’ 남반구의 몇 나라들을 알아본다.

 

지구의 자전축이 공전축에 대해 약 23.5˚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의 변화가 생긴다. 9~5월에는 태양이 남반구를 중점적으로 비추게 되므로 북반구는 겨울, 남반구는 여름이 된다. 우리가 남향으로 지은 집을 선호하는 이유기도 하다. 태양의 고도가 낮은 겨울에는 남쪽으로 낸 창으로 태양이 깊숙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남반구의 여름은 곳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초 가을 날씨 정도로 선선하고, 한낮에는 햇살이 뜨거워도 습하지 않아, 방학을 맞은 아이들은 영어도 배우며 따뜻하고 청정한 환경에서 뛰어놀 겸, 골프를 좋아하는 장년층들은 괌, 사이판, 하와이, 호주, 피지 등으로 한 달 이상 ‘살러’ 떠나기도 한다.

올해는 뉴질랜드와 뉴질랜드를 경유해 태평양 섬나라로 떠나볼 절호의 기회다. 에어뉴질랜드(NZ)가 22년 만에 다시 한국과 오클랜드 노선을 취항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동안 대한항공이 독점해 2백만 원을 호가하던 뉴질랜드행 항공 가격이 80만 원 대로 내려갔고, 뉴질랜드에서 태평양 섬나라를 오가는 항공편이 다양해 사진으로만 봤던 환상의 섬들을 이제는 어렵지 않게 가 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동남아시아나 유럽에 비해 인기가 덜한 지역이라 생소하겠지만, 한국 사람으로 바글거리지 않고,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와 물, 먹거리로 심신을 정화시킬 수 있는 곳은 아마도 태평양 지역이 단연 최고가 아닐까 한다. 실제 올해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에 의하면, 대기오염 수준이 가장 낮은 나라로 뉴질랜드가 1위를 차지했다.

남태평양의 허브답게 경유지도 다양한 피지(Fiji Islands)

 

남태평양 문화와 연계성의 중심, ‘짬짜면’ 피지

피지는 태평양 한가운데 위치해 남태평양 국가들의 허브라 불리는 교통의 요지이다. 피지로 취항하는 항공사도 다양하지만, 피지의 국적기인 피지 에어웨이즈의 항로를 보면, 피지에서 주변 태평양을 방사형으로 잇는 모양이다. 한국에서 피지로 가려면 도쿄, 홍콩, 싱가포르, 오클랜드, 시드니를 경유해야 한다. 에어뉴질랜드를 이용할 경우, 뉴질랜드로 가는 항공요금에서 10만 원만 더 하면 피지를 덤으로 갈 수 있어 가장 경제적이다. 피지는 폴리네시아와 멜라네시아의 경계에 있는 섬으로 세 가지 태평양의 문화, 인종, 언어가 섞여있어, 다양한 생활상을 한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짬짜면’ 같은 곳이다.

이재용 부회장도 다녀간 남태평양 밀월여행 1위

333개로 이뤄진 피지는 초호화 리조트부터 1박에 3만 원 이하의 저렴한 숙소도 있어, 허니문부터 백패커까지 누구나 예산에 맞게 편히 지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영국령을 100년 겪은 나라답게 영어 발음도 꽤 우수하고 치안이 좋은 편이라 필리핀을 대체한 어학연수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섬 하나에 하나의 리조트’가 자리 잡은 입지 덕에 사생활 보호가 철저해 할리우드 스타들의 단골 허니문, 밀월여행지로 가장 사랑받는 곳 중 하나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 가수 이승철, 금슬 좋기로 유명한 장윤정&도경완 부부, 일반인과 재혼한 박진영, 손미나 등이 허니문으로, 송일국, 최민수, 송강호, 이수영, 채정안, 이완, 황현정, 이승철, 노사연 등이 휴식차 다녀갔고, 엑소, 김태희, 옥주현, 권상우 등이 화보 촬영을 위해 피지를 방문했다. 지난 9월 SBS ‘미운 우리 새끼’ 박수홍이 절친 이동우, 김경식 가족과 함께 피지로 떠난 여행의 일상들이 공개되면서 ‘힐링여행지’ 피지에 대한 관심을 쏠렸다. 피지로 여행을 떠난 계기는 수홍이 절친 이동우의 딸 지우의 ‘버킷리스트’를 이뤄주기 위해서였다. 알고 보니 동우에게 피지는 신혼여행 장소로, 20년 후 가족들과 다시 오자고 약속했던 특별한 장소였던 것으로 밝혀져 기특한 지우에게 찬사가 쏟아졌다.

✈️홍콩 - 난디

피지 항공이 주 4회 직항 운항 / 비행시간 11시간 15분

✈️도쿄 - 난디

피지 항공이 주 2회 직항 운항 / 비행시간 9시간 30분

✈️오클랜드 - 난디

피지 항공, 에어뉴질랜드가 매일 2편 이상 직항 연결/ 비행시간 4시간 5분

✈️시드니 - 난디

피지 항공,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콴타스항공, 젯스타항공이 매일 4편 이상 직항 연결 / 비행시간 5시간 5분

 

세상에서 가장 숨쉬기 좋은 곳, 사모아(Samoa)

 

전국이 정원인 ‘울긋불긋 꽃 대궐’

호주와 뉴질랜드인들에게 허니문 여행지로 각광받는 사모아는, 물가가 저렴해 세계적인 여행 매체인 론리플래닛은 사모아를 ‘남태평양에서 가장 가성비 좋은 섬 1위’로 꼽기도 했다. 섬 전체가 정원인 듯 꽃과 나무가 우거진 사모아는 그야말로 청정자연을 그대로 보존한 곳이다. 10개의 섬으로 이루어졌지만, 우폴루와 사바이 섬을 주로 여행한다. 남태평양 하면 떠올리게 되는 전형적인 백사장과 아름다운 산호초, 하얀 모래의 해안선, 이끼로 가득한 비옥한 계곡에서부터 열대의 꽃과 식물이 풍부한 열대 우림이 눈부신 곳이다.

사모아에서 여생 보낸 <지킬앤하이드>의 저자

특히 사모아가 휴양지로서 더욱 알려진 데에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설인 지킬 앤 하이드와 보물섬의 저자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마지막 생을 보낸 곳으로 그가 요양하던 저택이 아직까지 그대로 보존돼 있다.

스코틀랜드 사람이었던 스티븐슨은 어렸을 적부터 호흡기가 극도로 약했던 탓에 숨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곳을 찾아 전 세계를 떠돌아다녔다. 1888년, 가족과 함께 유럽을 넘어 남태평양 섬나라 여행을 하던 중 사모아를 만나게 된다. 깨끗한 원시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자연환경에 반해 수도 아피아에서 5km 정도 떨어진 바일 리마(Vailima) 마을에 큰 저택을 지어 살게 된다. 살아생전 친절하고 포용력이 넓었던 그는 원주민에게 추장으로 불리며 존경을 받았다. 1894년 사모아에 정착한지 6년 만에 생을 마감했지만 추장들은 그를 바에아(Vaea) 산 정상에 안장했고 묘비에는 그의 시 '레퀴엠' 이 새겨져 있다.

"여기 그가 애타게 기다려온 곳에 잠들어있다.

본국은 항해자, 바다가 고향.

그리고 사냥꾼, 언덕이 고향”

1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모아인들은 그의 집을 정성껏 보살피고 있어 영국에서 건너온 가구, 식기, 장식품과 그가 말년에 여행하며 쓴 여행기인 '팔레사의 해변', '썰물' 등을 비롯한 저서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에서 사모아로는 뉴질랜드, 호주, 하와이를 통해 입국할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 사모아까지는 에어뉴질랜드, 버진, 피지에어웨이즈 세 편의 항공사 오가고 있어 뉴질랜드를 경유하는 편이 항공 연결 면에서 낫다. 에어뉴질랜드를 이용하면 뉴질랜드 항공요금에서 20만 원을 추가하면 된다. 한국에서 오클랜드까지 약 11시간, 사모아까지는 약 4시간이 걸린다.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사모안들은 무려 2015년 통계에 의하면 144,000명의 사모안이 뉴질랜드에 살거나 자주 오간다. 사모아 전체 인구가 196,440명이니 놀라운 숫자다.

✈️ 오클랜드 - 아피아

에어뉴질랜드, 버진, 피지에어웨이즈 매일 운항 / 비행시간 4시간

✈️ 시드니 - 아피아

에어뉴질랜드, 버진, 피지에어웨이즈 주2회 운항 / 비행시간 5시간40분

 

뉴질랜드의 별장 섬, 니우에(Niue)

 

인구의 95%가 뉴질랜드에

세계 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니우에의 관광산업은 세계에서 7번째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2017년에만 남태평양 니우에를 찾는 관광객이 25.4% 증가했다. 한국에서 니우에로 가는 방법은 단 하나. 에어뉴질랜드의 오클랜드-니우에(주2회) 노선을 이용해야만 한다.

니우에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뉴질랜드의 사랑방이라는 별명을 붙여봤다. 니우에 방문자의 절대다수는 뉴질랜드인이기 때문이다. 태평양 관광기구(PTO)의 통계에 따르면 니우에 방문자의 79.1%는 뉴질랜드인이며, 그 뒤를 호주(9.7%), 유럽(3.4%), 미국(2.4%)인이 잇는다. 최근에는 영국(28.1%)과 일본(60%)인 방문자가 급증했다. 반면, 니우에에서 출국하는 사람들은 여행자보다는 서류상의 ‘고향’을 오가는 사람이 더 많다. 태어나면 자동으로 뉴질랜드 국적을 취득하게 되기 때문에 니우에에서 태어나도 뉴질랜드 사람이다. 이미 니우에 인구의 90~95%가 뉴질랜드에 살고 있다.

섬들의 무리로 이뤄진 다른 태평양 섬들과 달리, 니우에 섬은 단 하나로 이뤄져 있다. 서울의 1/3 면적(260㎢)에 인구는 약 1,600명. 바티칸 공국(1,000명, 0.44㎢)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적다. 이렇게 작은 섬에도 알로피(Alofi)라는 이름의 수도가 있는데, 태평양에서는 팔라우의 수도인 응게룰무드(Ngerulmud) 다음으로 작은 면적이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프로포즈

특히 이색 허니문이나 프러포즈를 명소로 강력 추천할만한 곳이다. 한국 사람은 물론이고, 인구 자체가 적은 섬이다 보니 ‘섬 하나에 단둘’인 것도 모자라, ‘한 나라에 단둘’ 뿐인 분위기 조성도 가능하다. ‘한 나라를 전세 낸’ 멋진 남편은 신부에게도 평생 자랑거리가 될 테니 결혼을 앞둔 분들은 한 번 고려해보자. 중저가 호텔, 롯지, 민박, 모텔 등 다양한 숙소가 있지만, 5성급 리조트는 시닉 호텔그룹(scenicgroup.co.nz)에서 운영하는 리조트 단 한 곳뿐이라, 허니무너를 위한 호텔도 하나인 셈이다. 니우에에는 8개의 레스토랑이 있는데 최근 중식이 더해졌고 아직 한식당은 없다. 리조트 하나에 식당 8개가 있는 곳은 봤지만, 한 나라에 8개는 처음이다. 현재는 6곳만 운영 중이라 2박만 하더라도 모든 식당을 가볼 수 있다. ‘니우에 전국 식당 투어’ 도장 깨기 쿠폰이 있을 것만 같다.

별빛으로 불 밝히는 곳

은하수 무리가 뿜어내는 빛이 워낙 강렬해 굳이 불을 켜지 않아도 밤길을 다닐 만큼 밝다. 호텔 외엔 밤에 불을 켜는 곳이 드물 정도다. 세상에서 가장 어둡고 청정한 곳이기에 당연히 가장 많은 별을 볼 수 있다. 대기오염도 불가능하다. 사는 사람이 거의 없는 이 작은 섬에 대기오염도 말이 안 되지만, 미세먼지쯤이야 강력한 무역풍에 금방 쓸려 흩어질 테니까. 세계 최고 품질의 공기는 보장된 셈이다. 요즘은 쏟아지는 별빛을 조명 삼아 웨딩촬영을 하는 게 최고 인기란다.

혹등고래를 가장 편리하게 만나는 방법

사진15)

니우에와 가장 가까운 섬은 통가의 바바우(Vava’u)로 혹등고래가 새끼를 낳기 위해 매년 찾는 명소 중 하나로 ‘다이버들의 성지’로도 부린다. 바바우와 지척인 니우에에서도 혹등고래를 볼 수 있다. 가는 길이 험한 통가의 진짜배기 고래 명소보다 훨씬 쉽게 고래를 볼 수 있다. 해안가에서 고작 100m 앞에 집채만 한 혹등고래가 튀어 오르는 장관을 셀카로 담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고래가 구애를 위해 부르는 노래가 고요한 해안가를 가득 채운다. 아마도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바다의 여신 ‘사이렌’이 뱃사공들을 유혹했다는 소리가 이러한 소리가 아닐까 싶다. 작은 구릉만 한 크기의 꼬리가 물살을 쳐내는 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 오클랜드 - 니우에

에어뉴질랜드 주2회 운항 /비행시간 3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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