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탐방 후지필름
글로벌기업탐방 후지필름
  • 정현제 기자
  • 승인 2019.10.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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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이노베이션에 도전, 후지필름의 재생의료 사업

후지필름 칼라필름 시장이 축소되면서 2의 창업에 대한 고민에 착수

후지필름은 기존의 본업이었던 칼라필름 시장을 버릴 수도 있다는 구상을 할 정도로 절박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2000년대까지 매출의 60%, 이익의 2/3 이상을 사진 관련 분야가 차지했던 전문 기업이었다. 어느 한 곳에 모든 것을 올인했던 후지필름의 생존과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 그리고 도전의 역사를 짚어보았다.

후지필름은 2001년을 정점으로 사진 필름 사업의 하향세가 본격화되면서 최초 2~3년은 매년 10%, 그 이후는 매년 20~30%씩 매출이 축소되는 상황이었다.

비록 본업 시장인 필름사업은 축소되고 있었지만, 회사는 여전히 우수한 경영 자원을 보유한 경쟁력을 갖춘 회사였다.

2000년에 취임한 고모리 시게타카 후지필름 사장은 여전히 회사에는 기술기반, 재무기반, 브랜드 파워, 우수한 임직원 등 성장에 필요한 경영 자원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와같은 경쟁력을 기반으로 2004년 창업 70주년을 맞아 새로운 ‘Vision 75’를 선포하고, 새로운 성장전략 구축을 위한 전사적 구조개혁과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동시에 실시하는 등 혁신 전략 사업을 추진했다.

필름 사업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에 활용

후지의 연구력이 집중해온 필름은 20마이크로미터 초박막에 발색제 등 100종류의 화합물을 결합하는 정밀화학제품으로 후지필름이 축적한 미세환경을 제어하는 화학기술이 바이오 사업을 확장하는 기반이 되었다.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의 시작은 2007년에 발매한 아스타리프트 화장품으로, 필름 재료인 콜라겐과 필름 변색을 막는 항산화 화합물을 활용한 노화방지 물질을 원료로 사용한 제품이다.

2000년 이미징 사업 매출이 50%를 상회하던 것에 비해, 2018년 경영 실적을 보면 헬스케어 부문 매출이 20%로 확대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헬스케어 부문의 과거매출이 의료기기 중심이었던 것에 비해 최근엔 의약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음을 또렷히 보여주고 있다.

후지필름은 적극적 M&A를 통해 바이오 사업 기반을 조기에 구축한 것은 물론, 선도적으로 재생 의료 사업을 추진하였다. 바이오 산업의 후발업체로서 기존 경쟁자를 따라가기보다 새로운 영역의 메인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는 판단에서 출발한 것이다.

일본은 2017~2018년부터 단카이 세대의 연령이 70세를 넘어서기 때문에 바이오 헬스케어, 특히 재생 의료 분야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였고 일본 및 해외 유망 기업을 인수하되 기존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과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방향 모색한 것이 적중한 것이다.

후지필름의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 추진 전략은 기업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기술 확보, 투자 의사결정, 사업 영역 선정 등에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의 시작, 초소형 내시경 등 진단용의료기기에서 출발

후지필름은 2008년 중견 제약사였던 도야마화학공업 인수를 계기로 의약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였다.

도야마화학공업 인수에 무려 1,300억 엔을 투입한 것은 과감한 전략적 결단으로 당시 경영 실적 면에서는 적자였지만 임상 성공률이 40%에 이르고 좋은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잠재적인 신약 개발 역량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서로 다른 업종의 연계를 통해 도야마화학의 파이프라인의 하나였던 인플루엔자 치료약 Avigan은 일본정부의 해외 에볼라 바이러스 구호 사업의 치료제로 채택되는 등 큰 성공을 거두었다.

후지피름은 사진 필름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이오 이노베이션의 다양한 영역에 응용하였다. 예를 들어 분광증감색소는 빛을 효율적으로 흡수하기 위한 고분자 구조를 설계, 사용 방법에 따라 암세포의 DNA복제를 저해하는 데 활용이 가능하며 사진 필름의 변색을 방지하는 기술을 화장품에 응용하여 자외선이나 활성산소에 대처하는 기술로 활용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를 나노입자 크기 미세입자로 만들어 약물전달물질 개발에도 활용했다.

적극적 M&A와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 위탁 생산 등 역량 확대

후지필름은 2019년까지 의약품, 바이오CDMO, 재생의료 기업 인수에 U$50억 이상을 투입한다. 바이오 사업을 한창 확장하던 2014~2016년 중기경영계획에서 바이오를 포함한 핵심 기업 인수·합병에 3년간 5,000억 엔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후지는 바이오 사업 확장에 맞추어 사업 및 연구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2009년 의약품연구소(현 의약품헬스케어 연구소)를 시작으로 2010년 의약품사업부, 2013년 재생의료사업추진실, 2013년에는 일본 가나가와현에 재생의료연구소를 설립하여 세포배양재료를 연구했다.

특히, 2018년에 가나가와현의 기존 연구단지 내에 후지필름 바이오사이언스& 테크놀로지 개발 센터를 설립하여 바이오 의약품 및 재생의료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세포 관련 연구자·생산 공장 개발자를 집약, 일관된 연구개발체제를 구축하였다. 또한 화장품·의약품·의료기기를 포괄, 광범위한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을 구축하며 예방, 진단, 치료의 3대 영역으로 세분하여 예방 영역에는 화장품·건강식품, 진단 영역에는 초음파·내시경 등의 의료기기, 치료 영역에는 바이오 의약품, 의약품 생산시설, 재생의료까지 갖춘 종합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했다.

후지필름의 바이오 신사업과 관련한 전략적 판단은 회사가 보유한 기술의 심도 있는 분석뿐 아니라 타 기업과의 차별화된 경쟁력에 의해 결정되었다.

후지필름의 Toda Yuzo 부사장은 할 수 있을 것 같은(Technology push) 영역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해야만 하는(Market pull) 영역을 고려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기업이 해보고 싶은 영역이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바이오 헬스케어는 당시 후지필름이 가지고 있는 기술에서 발상을 시작한 것이나, 기존의 헬스케어 시장의 경쟁 업체들이 구현할 수 없는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결국 후지필름이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하게 된 결정적 포인트는 사회적 관점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재생의료에 중점을 두게 된 것은 해보고 싶은 영역이었기 때문인데, 기존 의약품이 인간의 다양한 체질에 대응하지 못하는 모순을 해결하고 싶다는 바램이 작용한 결과이다.

장기간 축적한 제조업의 생산, 품질관리를 바이오 의약품 생산으로 연결하고 바이오 의약품은 세포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결국 세포가 자라는 환경을 감지하여 최적의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것인데, 제조 현장 엔지니어들이 선호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하여 후지필름의 장점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았던 것이 성공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20116, 미국 Merck로부터 바이오 의약품 CDMO 1Diosynth Biotechnology400억 엔에 인수하고 의약품 비즈니스에 경험이 많은 미쓰비시상사와 업무 제휴를 맺으면서 사업 체제를 강화한 것도 좋은 선택이었다,

후지필름의 바이오 CDMO 사업은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고도의 배양 기술 확보, 셀 라인 개발-프로세스 개발-약품 제조의 토털 솔루션, 경제의 이점을 발휘한 수율 향상을 실현하여 시장 성장률 8%를 상회하는 매출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재생의료 선도 업체에 도전, 개인 맞춤형 재생의료분야를 신약 개발 영역 선정

후지필름은 의약품 분야 후발 업체는 기존 업체의 전략을 따라가서는 기술개발도, 의약품 생산 이후의 채산성도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아무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영역에서 선도적인 메인 플레이어가 되기로 결정했다.

현재의 기술로는 세포를 배양하여 인간의 장기를 만들어내거나 치매를 극복할 수 있는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것 자체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재생의료가 최후의 의료 영역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장기적 안목으로 추진한 것이다.

세포치료를 위한 재생의료는 세포 그 자체, 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인 사이토카인, 세포 배양 재료의 3개 요소로 구성되는데, 사진 필름의 주요 성분인 콜라겐은 iPS 세포 및 심장, 간 등으로 분화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기반으로 후지필름은 콜라겐 가공·제어 기술을 활용하여 세포성장촉진제로 작용하는 인공 단백질인 재조합 펩타이드(RCP)를 개발, RCP를 활용할 수 있는 액체 형태와 동결건조 분말형태로 가공한 셀네스트(cellnest) 제품을 판매 중이다.

경쟁사를 앞서는 빠른 기업인수 결정으로 핵심 역량 보유 기업 확보

후지필름은 2014, 일본 내에서 유일하게 재생의료제품 승인을 받은 Japan Tissue Engineering(JTEC)을 인수했다. J-TEC은 자가유래 배양 표피, 자가유래 배양 연골을 생산하는 회사다. 또한 후지필름은 줄기세포로 노벨상을 수상한 교토대와 공동연구 중이었는데, 교토대 팀에만 의존해서는 의약품 사업을 크게 발전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미국의 벤처기업인 Cellular Dynamics International(CDI)도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원래 CDI는 일본에서 자회사를 설립하고자 일본 업체들에 의사를 타진하고 있었는데, 후지필름은 제휴를 체결하는 대신 CDI를 본격 인수한 것이다.

CDI는 인간의 iPS 세포에서 제조한 심근세포, 신경세포, 간세포 등을 신약 개발 목적으로 연구기관이나 기업에 판매하고 있었고 제조기술 특허도 보유하는 등 기술력이 입증되 회사이다.

인수 금액은 U$3,100억으로 당시 주가의 2배 이상에 달했는데, 미국이 일본보다 벤처, 연구소, 기업의 생태계가 원활하게 조성되어 있다고 판단하고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여 인수를 추진했다.

이렇듯 일본의 J-TEC, 미국의 CDI(Cellular Dynamics International)가 보유한 역량과 후지필름과의 융합을 통해 재생의료 사업의 시너지를 최대로 발휘하고 있으며 최상의 인수합병으로 평가받고 있다.

후지는 치료를 넘어 예방을 위한 재생의료, 동물 재생의료까지 영역을 확대중이다.

재생의료는 환자마다 치료법 및 치료성과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데 세포를 사용하여 신체의 치유력을 높여 회복할 수 있다면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료 및 예방의 개인 맞춤형 의료 구현이 가능하다.

일본에서는 2014년 의약품의료기기법 시행으로 iPS 세포 등 재생의료제품이 조건부 승인되면서 관련사업이 성장하고 있으며 자회사인 J-TEC의 자가배양 연골은 일본 내 대학병원 74개를 포함한 250여개 병원에서 시술이 시행되고 있다.

또한 J-TEC이 보유한 세포배양·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아암 치료에 전문성을 가진 나고야대학병원과 함께 백혈병 치료를 위한 면역세포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후지필름은 동시에 동물 재생치료 분야에서도 애니컴홀딩스와 공동으로 Celltrust Animal Therapeutics를 설립, 일본 최초 동물 재생의료/세포치료 전문병원으로 사람의 재생의료 기준에 준하는 세포배양시설, 임상 실험실, 진료 설비까지 갖추었다.

재생의료는 iPS세포유래분화세포의 라인업 확대로 안질환, 심장질환, 신경질환, 암 신약 개발에 나서고, 세포치료는 자가배양표피와 연골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재생의료 의약품 개발 자체뿐 아니라 Wako순약, Irvine Scientific을 기반으로 세포배양수탁사업 확대, 세포배양배지 사업의 글로벌 확대에도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자료 포스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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